요지경 K증시 (Feat. 광명전기)
K증시는 언제나 다이나믹하다. 좋은 의미로 썼으면 좋겠지만 이 놈의 증시는 얼마나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려하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마귀들 소굴이 맞는것 같다.
https://ggoose.tistory.com/399
이번엔 비교적 멀쩡하다고 생각했던 회사에서 일이 생겼다. 제목에서와 같이 광명전기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전기전선 관련 업황 개선으로 지난 주에도 파죽지세와 같은 전기섹터의 상승이 있었고 3등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광명전기가 드디어 3천원을 재돌파하는 이벤트를 보여주었는데, 이후 다시 시들시달해 지더니 이내 3천원을 반납한 가격으로 금요일 장을 마감한 후 별 일 없이 지나가나 했더니만 시간외 거래 마감을 하한가로 보내버리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공시를 보니...
요로코롬 민사소송 피소 내용에 대한 공시자료가 올라와 있었고, 그 내용 가운데에는 우리네 개미투자자들의 투심을 요동치게 만드는 위험한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그것은 이른 바 배임, 횡령이었던 것이다.
제목은 경영권 분쟁이었으나 내용은 배임, 횡령이라하니 처음엔 긴가민가한 반응을 보이는듯 했으나 장마감 마지막 거래에는 하한가를 기록하게 된 것.
나반홀딩스는 사실상 지배주주이고 그럼 무궁화신탁은 또 뭔데? 하고 궁금해할까봐 아래와 같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관계도를 올려보았다.
많이 보던 이름들이 보인다. 이트론, 이아이디, 이화전기.... 모두 거래정지 중인 상장폐지 예정종목들이다. 엮여있는 회사들 상황이 다 뭣같고 하니 광명전기도 같은 수순으로 단물 다 빨리고 상장폐지 들어가는 수순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했으나 해당 사건번호를 조회해보니 원고소가가 3억 원이라고 한다. 3억 짜리 민사소송으로 멀쩡한(?) 회사 주가를 시긴외로 하한가를 보내다니.... 그렇게 투자자들은 금요일 장마감을 하한가로 맞이하면서 유쾌하지 않는 주말을 보내게 되었고,
다시 찾아온 월요일 아침 광명전기는 갭하락하며 한주를 시작했으며 잠시 플러스로 전환하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하며 결국 -10%에 육박하는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분봉기준 빠큐를 날려주면서.
정황을 요약해보자면(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심각하게 생각하진 말자) 나반홀딩스와 에머슨이 뭔가를 하려했는데 둘 사이가 틀어졌고, 에머슨이 가만히 보니 광명전기 잘만 하면 꿀꺽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지 경영권 분쟁의 소를 제기했고, 근데 하필 내용에 배임 횡령이 포함되어 있고 연결된 회사와의 결말이 영 별로이다 보니 더러워서 떠난다는 식의 개인 투매가 이루어졌는데 그걸 아래에서 잘 받아먹은 소위 ‘세력’들이 주가를 밀어올리자 어어어 하던 대기매수자들이 몰렸고, 이 때다 싶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다시 하락하자 물렸다 싶어 매도하는 물량이 추가로 나오면서 주가가 결국 -10% 로 마감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마침 오늘 전기섹터에 차익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대부분의 종목들이 하락마감했는데, 과연 광명전기는 또 얼마나 오랫동안 물린 투자자들을 괴롭힐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