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중소기업 65인치 TV 구매기 - 바이런 ABC65G

2015년 결혼 후 27평 짜리 아파트 거실에 맞춰 구매한 삼성 49인치 스마트 TV가 고장났다.  

토요일 아침 아들이 좋아하는 메카드볼을 틀어주려 TV를 켰는데 스크린 왼쪽 구석 화면이 검게 되어 화면이 보여지지 않는다.  처음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으로 보여지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패널이 깨져서 화소 표시가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범인은 네 살 우리 둘째.  오빠가 어린이 집에서 받아온 칼림바에 들어있던 조율용 망치로 스크린을 자기가 때렸다며 해맑게 웃는다.

멀쩡했던 삼성 49인치 TV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이 우리의 경우에 적합했을까.  망가진 패널의 수리 가격을 알아보니 코로나로 인한 인건비 증가, 오래된 부품의 수급 등의 문제로 우리가 생각했던 가격을 훨씬 초과하는 견적을 받아보게 되었고 조금만 더 보태면 중소기업에서 나오는 보다 큰 인치수의 TV를 새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며, 차라리 잘 됐다  이 기회에 애들 TV를 없애고 책을 읽혀보자 라고 우리 부부는 다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우리의 다짐은 일곱살 아들과 네 살 딸을 상대하면서 점점 지쳐갔고, 결국 결혼 전 자취할 때 사용했던 24인치 TV 겸 컴퓨터용 모니터를 책장 위로 올려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기에 이른다.

망가진 우리의 TV를 대신한 24인치 LG TV겸 모니터.  2011년에 구매한 모델로 무려 3D TV였다.

그렇게 24인치 TV로 어찌저찌 위기를 모면하는 듯 했으나, 어린이집을 다녀온 아이들이 연신 포켓몬스터를 보고 싶다는 요구를 해댔고 마침 LG 유플러스에서 포켓몬스터를 무료 VOD로 제공해주면서부터 34평 거실의 한 쪽 끝에서 다른 한 쪽 끝에 있는 24인치 TV로 보는 화면의 한계를 마주하게 되었고, TV 위치가 130cm 높이의 책장 위에 있다보니 TV를 보는 아이들의 자세도 별로 좋지 않았기에 49인치 TV 고장 후 반 년을 버텼던 우리는 결국 인터넷+TV 사업자를 변경해 신규가입하며 받은 소정의 금액에 조금 더 보탠 돈으로 중소기업 제품으로 새로운 TV를 사기로 마음먹게 된다.

 

  

이전에 사용했던 49인치 TV는 거실이 작았던 아파트에 맞춰서 샀던 제품이었기에 34평으로 평수가 넓어진 현재 기준에는 너무 작다고 느껴왔던 아내의 의견을 받아들여 65인치 TV를 알아보기로 했다.  TV를 선택하는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1. 에너지 효율은 1등급이어야 한다.

2. 패널은 가급적이면 LG패널을 선호한다.

3. 가격대는 60만원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5만원 정도까지만 허용한다.

4. 가급적이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A/S가 가능한 모델이어야 한다.

 

TV를 알아보던 초반 위 조건으로 검색했을 때 압축되었던 브랜드는 더함, 대우루컴즈 정도였고 그 중에서 눈에 띄었던 제품은 아래와 같이 더함 NA652UHD IPS, 루컴즈 T65GFUKU02LA 였다.  더함과 루컴즈 모두 1~3 조건을 만족했고 그 중에서도 루컴즈의 경우는 전국에 위치한 A/S 망이 매우 맘에 들었기에 거의 대우루컴즈 쪽으로 기울어졌을 찰나에,

리뷰에서 안 좋게 쓴 의견들을 먼저 참고해 봐야지!!

 

라며 아내가 만류한다.  두 모델 모두 리뷰 평점이 워낙 좋았기에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을까 생각하며 리뷰 평점이 낮은 순으로 재정렬 후 내용들을 천천히 읽어보았는데, 더함의 경우 판매페이지에서는 A/S가 잘 된다며 자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A/S를 받기가 너무 힘들고 결국 60만원으로 인생을 배웠다는 등의 부정적인 글들이 꽤 많이 등록되어 있었고, 대우루컴즈의 경우는 뽑기 운이 비교적 좋아야 할 것 같다는 글들을 접하고 나서 다른 브랜드를 찾아보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가성비는 갑 이라는 프리즘 코리아의 바이런TV 모델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아내에게도 말을 했고, 처음엔 바이런 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이것 저것 검색을 해 보고 상품평들을 이리저리 살펴 읽는 듯 하더니 프리즘 TV로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며 ABC65G 모델과 A6511i 모델을 저울질 했다.

비록 원하던 LG IPS 패널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조건들을 충분히 만족했고 패널은 역시 LG 라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인정하는 바, 패널의 차이를 막 눈을 가진 내가 뚜렷하게 구분해 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니 한결 선택이 더 편해졌다.  두 제품을 비교하던 도중에도 TV의 크기에 대해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55인치도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모델을 알아볼까 하다가도 TV는 거거익선이 진리라는 말을 상기하며 결국 크기는 65인치로 최종 낙점. 

 

[ 최종 선택은 ABC65G ]

바이런 ABC65G, 공영쇼핑

당초 LG IPS 패널을 원했지만 막 눈이 뭘 구분하겠는가 하는 점을 고려해 과감히 패스.  제조사에서 공개한 제원상 A6511i 모델과 디스플레이는 뚜렷한 차이가 없고, 포트의 갯수가 한 개 정도씩 적긴해도 TV에 셋톱박스 외에 USB나 HDMI 포트를 많이 이용할 계획도 없고 이전에도 따로 USB를 연결하는 일도 없었기에  큰 고민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딱히 상품 비교 리뷰를 위한 포스팅은 아니기에 굳이 상세한 비교는 하지 않기로 하고,

가격 및 제원비교.  다나와.

굳이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더 최근에 출시한 모델이고 제원상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최종 선택에 주효하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라고 답하고 싶다.  배송도 구매한 지 3일 내에 모두 완료되어 꽤나 만족스러웠다.   기본 구성품 목록에서 볼 수 있듯 리모컨 사용을 위한 건전지도 센스있게 포함해주고 있다.

기본구성품.  프리즘코리아

 

[ 처음 사용 시 어색했던 점 ] 

 

프리즘코리아의 바이런 ABC65G 모델은 기가지니 UHD 셋탑에서 제공하는 리모컨과 호환이 되지 않아 처음 TV를 설치 후 아무리 셋탑박스 리모컨을 눌러도 TV가 켜지지 않았다. 

올레TV(기가지니)용 리모컨(상), ABC65G 리모컨(하)

일부 중소기업 TV의 경우 이러한 경우가 많아 TV용 리모컨과 셋탑박스용 리모컨을 따로따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들 하는데 처음엔 내가 구매한 이 모델로 그렇구나 하고 적잖이 실망할 뻔 했다.  하지만 검색 결과 ABC65G 모델은 CEC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한다면 HDMI 케이블로 TV에 연결된 셋탑박스의 리모컨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설정을 통해 현재 기가지니 리모컨 만으로 TV를 매우 잘 사용하고 있다. 

CEC 기능을 활성화 해야 HDMI기기 리모컨 하나만으로 TV 제어가 가능하다.

혹시나 이 모델을 구매하시는 분들도 확인하셔야 할 부분인데 CEC 기능은 설치 초기에는 꺼진 상태이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 꼭 참고 바란다.  고장이나 불량이 아니라는 점!

 

 

[ 만족스러운 부분 ]

화질은 사실 OTT 송출 화질이 대부분 Full HD 라 TV 성능이 좋다한들 내 막눈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중소기업 TV의 화질은 딱 가격만큼이다 라는 주변의 평가와는 달리 생각보다 깨끗한 화면이었기에 만족스러웠고, 이 정도 화질을 보여주는 65인치 TV를 내가 원하는 가격에 구매했다는 점이 만족스럽게 다가왔다.  무선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적 빠릿빠릿한 반응 속도 또한 만족스러웠다.

ABC65G 설치 후, 화면은 EBS 호기심딱지(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음향 부분에 있어서는 중소기업 TV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사운드바를 추가 물품으로 많이 구매한다는 내용의 리뷰들이 많아 아내가 걱정을 하긴 했는데, 막상 TV를 설치하고 노래도 듣고 OTT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음량이 딸린다거나 음질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고 Dolby-ATMOS를 지원하고 dbx-tv 효과로 음향을 증폭시켜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에 사운드바를 굳이 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아내 또한 동의했다.   

ABC65G 음향효과 설정

결코 사운드바를 살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 마치며 ]

요즘 물가가 참 많이 올라있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하는 와중에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의 성능을 내는 찐 가성비 제품이 많이 있을까 싶다.  동급의 제품들과 비교할 때 대기업 제품을 제외한다면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보기 때문에 품질보다는 마케팅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재 시장의 트렌드라고 보여지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마케팅이 없고(어쩌다 마주친 바이런 TV 의 블로그 구매후기를 보지 못했더라면 나도 이 브랜드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을 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을 했다는 프리즘코리아 바이런TV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며, 나는 이 제품에 딱히 아쉬움 없이 만족하고 있으니 본 제품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