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삼촌의 갑작스런 부고(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에 원주-춘천-강릉-삼척-춘천-원주로 이어졌던 강행군을 동반한 정신없었던 주말이 지나가고 아버지 댁으로 와서 맡겨뒀던 아이들과 하룻 밤을 보냈다 아침 식사 후 춘천에서의 볼일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모처럼 아내가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다고 하더니 피곤하면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춘천을 떠나 생활한지도 벌써 2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 시절 카페라 하면 구봉산 카페 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데 꽤나 큰 카페이고 소나무가 울창하게 있는 카페라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아내가 가보고 싶다고 하니 고민할 것 없이 아이들과 함께 같이 가기로 했다.
주소는 강원도 춘천시 동면 소양강로 510 이고 주차장이 무려 3개나 마련되어 있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토담숯불닭갈비 식사 후 당일 영수증 지참 시 음료 20% 할인이라고 적혀있으니 혹시나 춘천에 방문해 점심을 먹으려는 요량이라면 닭갈비 이후 커피 테크를 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애완견 안되고, 공놀이 안되고, 외부음식 당연히 안된다.
도착하고 나니 여기가 소울로스터리라는 친절한 안내판이 우리를 맞이한다. 월요일 11시 30분 이란 이른 시간대에 도착해서인지 이 드넓은 장소에 사람이 우리와 앞서 도착한 2개 팀 뿐이다. 넓은 소나무 숲이 맘에 들어서 였을까 차 안에서 집에 가고 싶다를 연발하던 둘째도 신이 나서 뛰어놀기에 바쁘다.
넓은 소나무 숲은 충분히 이색적이었다. 마치 강릉의 넓은 솔밭 가운데에 위치한 카페에 방문한 느낌이랄까.
솔밭 가운데 야외 테이블들이 여럿 놓여 있었고, 각 구획으로 번호를 부여한 건물들이 소나무 숲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었다. 메인은 주문이 이루어지는 카운터가 위치한 매장과 로스터리랩, 그리고 3번부터는 테이블이 놓여있는 건물들이었는데 그 중 5번의 경우는 노키즈 존으로 구분해 두고 있었다. 아이들과 같이 가시는 분들은 참고.
가장 유명한 메뉴는 초당옥수수가 포함되어 있다는 옥수수커피. 요즘 대형 카페들은 보통 베이커리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은 로스터리전문을 표방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크로플과 휘낭시에 말고는 베이커리류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듯 했다.
우리 부부는 시그니처 메뉴인 옥수수커피와 아이들을 위한 크로플을 2개 주문하고 아무도 없는 6번으로 향했다. 넓은 마당이 갖춰져 있어 마음에 들었는지 우리집 1호가 거침없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낙서를 시작한다.
초당옥수수가 포함되어 있다더니 옥수수 알갱이가 몇 개 입 안에서 느껴진다. 맛있다. 단 맛을 대표하는 초당옥수수이니 만큼 커피 본연의 쓴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권하지 않는다.
건물 중간중간에 위 사진처럼 소나무가 위치해있는데 심어져있는 소나무를 배려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시각을 위한 연출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넓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보내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런 여유 매일 가질 수는 없을까. 로또만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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