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내가 장중에 코스닥 사이드카를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주말 간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가 나오면서 대차/공매잔량이 많은 주식들 위주로 상승을 점친다는 내용의 기사와 콘텐츠가 범람했고 과거 공매도가 금지되었을 때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 변동폭에 대한 내용도 단톡방마다 공유되면서 월요일 제법 갭이 뜨겠구나 정도로 생각했더니 상상초월이다.
공매비중이 높았던 섹터는 단연 에코프로로 대표되는 이차전지로 당일 가장 큰 반응을 보일 거라 다들 생각했고, 실제로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고평가 논란이 따라다녔던 금양이 상한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엘앤에프와 새로닉스도 20%가 넘는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코스닥 지수의 상승을 주도했고, 이차전지 레버리지 ETN 상품들도 상승제한폭인 60%에 육박하는 결과를 보여주며 오늘의 주도섹터는 한 치의 의심 없이 이차전지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과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하이드로리튬, 리튬포어스, 포스코퓨처엠 등이 큰 상승을 보였던 이유는 전기차 산업의 확장과 이와 맞물린 배터리 수요 급증, 3원계 배터리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리튬가격의 폭등, 폭등한 원자재 가격의 제품 판매가격 반영이 이루어지면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었고, 중국의 리튬 과잉공급과 세계 전기차 수요의 둔화 등의 요소로 인해 리튬가격이 폭락, 그에 따란 수익감소폭 또한 커졌기에 기업의 주가 또한 낮아진 것일텐데, 업황이 개선된 것도 아니고 리튬 가격이 오른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 이차전지로 몰려들어 이러한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건 상당히 비이성적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연 초반까지만 해도 kg당 7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었던 리튬 가격은 이렇다 할 반등 없이 하락을 거듭해 왔으며, 상하이 금속거래소 기준 11월 6일 수산화리튬 가격은 kg당 22달러,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21.75달러로 마감하였다.
콕 집어서 보자면 오늘 잠정실적을 공개한 엘앤에프는 3분기 148억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전 분기 대비 393%의 상승을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 예상실적 대비 47.7% 감소한 실적을 보였으나 공매가 많았던 이차전지 종목이었기에 자금이 몰리면서 25.3%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06900234
뭐... 이런 비이성적인 결과에 계좌를 맡겨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 K증시라는 도박장이 투자자들에게 안겨주는 선물일 테니 차치하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 이슈가 될 만한 뉴스를 보도록 하자.
11월 7일 삼성전자 AI 포럼이 개최된다. 올 해로 7번째인 AI 포럼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거대 AI라는 주제로 진행된다고 하니 관련주를 간단하게 찾아보자면
엠로, 솔트룩스, 코난테크놀로지, 마음AI, 폴라리스오피스 등등 인터넷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각 종목별 일봉을 보니 대부분 바닥을 찍고 턴 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한데 오늘 이차전지 섹터가 보여준 엄청난 상승 탓에 이슈가 살짝 묻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
마침 세계 첫 AI로봇 CEO가 탄생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어 다시금 AI섹터로 관심이 모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마치며.
이차전지로만 자금이 쏠리면서 기형적인 지수상승을 불러왔던 상반기를 경험한 탓에 오늘의 상승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결국 일단은 지켜봐야 하나.. 내가 쉬운 길을 너무 어렵게 가려하고 있단 느낌도 들고...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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